[노동자의 눈으로 세상보기] '주주 환원'이라는 환상과 노동 가치의 근본적 재성찰
[노동자의 눈으로 세상보기]
'주주 환원'이라는 환상과 노동 가치의 근본적 재성찰
지난 6월 9일 정부가 산업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기업의 ‘영업이익 n% 성과급’에 대해 주주총회 결의를 거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사가 연간 영업이익의 약 10%에 해당하는 조(兆) 단위 성과급 지급에 합의한 뒤 산업계 전반으로 비슷한 요구가 확산하자 과도한 주주 이익 침해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방어벽을 세우겠다는 취지다.
언론과 자본 시장은 소위 '밸류업'과 '주주 환원'이라는 미명 아래, 어떻게 하면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주주 중심으로 재편할 것인가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론에서 다루어지는 논의 역시 자본의 효율성과 주주 권리 보호라는 틀 안에서만 맴돌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법인회사의 '주주'가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이윤을 독식하는 것을 너무나 당연한 상식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지점에서 자본주의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주주가 회사의 진짜 주인인가?
주주는 자본을 투자하고 그에 따른 배당과 시세 차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일 뿐이다. 주식을 소유했다는 숫자의 증명만으로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고 노동의 결실을 독점하는 구조는 결코 정의롭지 않다. 매일 아침 일터로 출근해 피땀 흘려 제품을 만들고, 기술을 개발하며, 서비스를 제공하여 실질적인 회사의 이윤을 창출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노동자들이다. 현장의 노동이 없다면 주주의 자본은 그저 고여 있는 죽은 숫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언론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주주 가치 제고'나 '지배구조 개선' 담론은 철저히 자본가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기만적 프레임에 불과하다. 기업의 성과를 노동자에게 공정하게 분배하기는커녕, 오직 주주 환원이라는 이름으로 자본가들의 주머니를 채우는 데 급급한 현 체제는 반드시 타파되어야 한다. 노동자를 단순한 생산의 도구나 비용으로 전락시키는 주주 자본주의는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노동 소외를 가속할 뿐이다.
이제는 패러다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다. 회사의 주인은 일터를 지키며 실질적인 가치를 일궈내는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부와 권력을 독점한 소수 자본가가 흔드는 이 사회의 주인 역시 절대다수의 노동자가 되어야 마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