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양보’가 예정된 사회적 교섭 추진 중단하라!

[공동성명]
'양보’가 예정된 사회적 교섭 추진 중단하라!
-속도전 넘어 전격전이라는 친자본 이재명정부를 상대한 투쟁부터 준비하자!
민주노총은 제9차 정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새로운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기로 결정하고, 8월 20일 10차 중집에서 이를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경사노위는 참여하지 않고, 명칭과 의결 구조를 개편하여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교섭기구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숙의 토론을 보장하는 합의제 운영 방식과 산별이 직접 참여하는 체계도 제출하고 있다.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것은 경사노위의 명칭과 의결구조가 잘못됐기 때문이 아니었다. 명칭을 어떻게 붙이더라도 사회적 대화란 명분의 노사정 협의체는 그 결론이 노동자들에게는 거대한 양보와 권리의 후퇴였고, 자본에게는 막대한 지원과 규제완화라는 것이 역사적으로 자명한 사실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사회적 대화를 교섭이라 이름 붙이고, 충분한 숙의 토론을 보장하는 합의제 운영 방식이 된다고 해서 노동자들의 양보를 강요하고, 투쟁을 통제하는 기구라는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합의제’는 함정에 불과하다. 정부와 자본은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계획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노사정 대화 과정 자체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할 것이다.
이렇게 사회적 대화의 문제점이 역사적으로 확인되었음에도 민주노총 내부에서 사회적 대화와 관련한 논란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특히 민주당 정부 시절에 더욱 심화되어 왔다. 그 이유는 민주당 정부라면 다를 것이라는 환상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역대 노동개악이 민주당 정부에서 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사회적 대화가 왜 환상인지를 보여준다. 정리해고법, 파견제법이 시행된 것은 김대중 정부 시절이고, 비정규직 보호법이란 이름으로 기간제법이 제정된 것은 노무현 정부였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무력화했다.
민주노총은 뼈아픈 사회적 대화의 역사가 있다. 1998년 민주노총은 김대중 당선자가 제안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하여 정리해고법과 파견제법 즉시 시행을 합의했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했는데, 정부와 자본가단체는 민주노총을 배제하고 복수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3년 유예, 필수유지업무제도 도입 등을 한국노총과 합의했다. 2020년에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복귀한 민주노총 김명환 집행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야합’을 추진하려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항의로 대의원대회에서 부결되어 사퇴한 바 있다. 모두 제대로 된 현장 소통과 토론없이 집행부의 독단으로 진행된 사회적 대화의 예정된 결과였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역사에서 과연 사회적 대화가 민주노총의 조직력과 계급대표성을 강화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었는가?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어떤 역할을 했단 말인가? 이를 직시한다면 사회적 대화가 민주노총에게 가져다 줄 것은 양보를 강요당하고 투쟁을 조직할 기회를 놓치는 것뿐이다.
현실은 분명하다. 이재명 정부는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한다고 했다. 독점 자본가들을 ‘국민영웅’으로 추켜세우며 반도체·AI 독점 자본을 위해 기후정의에 역행하고, 노동권과 지역민들의 생존권을 파괴하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메가특구특별법에는 파견 확대, 기간제 4년으로 연장, 52시간 규제 완화 등이 담겨있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명확히 하여 사실상 범위를 좁히도록 강하게 지시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은 거부하고 특수고용·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들을 영원히 2등 노동자로 만드는 ‘일터기본법’과 ‘K-노동회의소’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와 자본의 계획과 의지는 확고하다. 따라서 여기에 맞서는 민주노총의 확고한 요구와 투쟁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은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서 불안정노동을 철폐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또한 AI도입과 산업전환, 기후위기에 맞서 정의로운 전환과 생산과정에 대한 노동자 통제, 필수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국가책임 공급을 제기하고 자본가들이 소유한 자본과 천문학적인 이윤을 환수하여 사회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민주노총이 노동의 큰 희망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민중의 선봉에서 노동해방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기 때문이다. 정부와 자본의 공세가 본격화 되고 있는 지금 민주노총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 대화라는 늪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의 민주노총으로 나아가기 위한 강고한 투쟁이다. 민주노총 내부의 혼란만 가중하는 새로운 사회적 교섭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자본과 정부의 공세에 맞서 총력투쟁을 조직하자.
2026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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