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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눈으로 세상보기] 관념적 정치 구호를 넘어, 현장의 삶을 바꾸는 노동자의 통일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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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눈으로 세상보기]
관념적 정치 구호를 넘어, 현장의 삶을 바꾸는 노동자의 통일을 향해!

  2026년 8월 15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반미·반전! 자주·평화! 8.15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다. 민주노총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미국의 경제 수탈 폭로를 앞세우며 자주와 평화를 외친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잔업과 야근을 버텨내고, 물가 상승으로 가계 빚에 시달리는 대다수 현장 조합원들은 질문을 던진다. 거창한 반미 구호와 정치적 통일 담론이 과연 매일 아침 출근도장을 찍는 우리 노동자의 삶에 무엇을 더해주는지...

  오늘날 노동자가 원하는 통일은 관념적이고 이념적인 정치 구호가 아니다. 노동자가 바라는 통일은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이 사라져 우리의 생명과 일터가 안전하게 보호받는 평화다. 매년 막대한 국방비로 소모되는 국가 예산이 노동자의 사회안전망 구축,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사회보장 확대라는 민생 예산으로 전환되는 평화 경제다. 분단 체제가 만드는 전쟁의 공포를 없애고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삶의 터전을 만드는 것이 노동자가 바라는 진정한 통일이다.

  지도부가 목청껏 외치는 ‘반미’가 과연 곧바로 노동자의 실질적 이익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미국의 통상 압박이나 글로벌 경제 패권주의가 국내 산업과 고용에 미치는 부작용을 비판적으로 감시하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모든 노동 현안을 맹목적인 반미 투쟁으로 귀결시키는 방식은 현장 노동자의 삶에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거대한 외세 비판에만 집중하다 보면, 정작 우리 바로 옆에서 벌어지는 부의 양극화, 비정규직 차별, 위험의 외주화라는 본질적인 노동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의 뿌리는 ‘국경을 넘어 모든 노동자는 하나’라는 노동자 국제주의 관점에 있다. 노동자에게 국가라는 울타리는 자본의 수탈에 맞서 연대하기 위한 수단일 뿐, 맹목적인 애국심이나 이념적 진영 논리의 도구가 아니다. 진정한 노동자 국제주의는 거대 강대국만을 향해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경을 넘어 모든 노동자의 노동권을 옹호하고, 국내외 모든 일터에서 벌어지는 차별과 수탈에 맞서 함께 연대하는 실천에서 출발한다.

  오늘날 노동 현장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양극화와 불평등의 원인을 외세나 분단 체제 때문이라고 돌리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가리는 것이다. 삼성전자 등 거대 대기업 노조가 성과급과 배당금을 둘러싸고 다투는 동안, 같은 공장에서 일하는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최저임금인 수준의 열악한 처우에 묶여 있다. 이재명 정부의 반노동적 정책과 심화하는 노동 격차는 미제국주의나 분단 조국의 현실 때문은 아닐 것이다.

  이는 이윤만을 추구하며 하청 노동자의 고혈을 쥐어짜는 원청 대기업의 불공정한 수탈 구조 때문이며, 노동권 확대를 외면하고 자본의 편에 서는 국내 정치와 법·제도의 한계 때문이다. 우리 내부의 자본이 부를 독점하고 노동을 계급화하는 현실을 바꾸지 않는다면, 그 어떤 정치적 통일이 오더라도 하청 노동자와 비정규직의 삶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노동자의 자주와 평화는 무대 위의 정치적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8월 15일 집회 현장에서 외치는 평화의 메시지가 조합원들의 가슴에 와닿으려면, 그것이 일터의 비정규직 철폐, 위험의 외주화 금지, 정당한 노동 대가 쟁취와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노동자가 원하는 통일은 이념의 통일이 아니라, 노동자의 생명과 권리가 존중받고 수탈과 차별이 사라지는 평등한 노동 세상이다. 현장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자의 삶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바로 노동조합이 나아가야 할 진정한 자주와 평화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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