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고용노동부는 제조업 불법파견 사업장 전수조사 실시하라

 직장갑질 119가 여론조사업체를 통해 지난 8월 1일 ~ 9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제조업 파견노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75.2%가 제조업 직접생산공정 업무에 파견노동자를 투입하는 것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답했으며, 83.3%는 제조업 불법파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6월 24일,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를 통해 불법천지 파견지옥의 모순이 사회적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희생된 23명의 노동자 중, 20명이 불법파견 노동자였다. 고용노동부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으로 하나 마나 한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고, 투쟁하는 유가족들은 ‘희생자를 욕보인 감독 결과’라며 분노했다.

 제조업 불법파견 사업장 전수조사는 노동권을 빼앗긴 이주, 불법파견 노동자에게 위험에 따른 책임과 희생이 전적으로 떠넘겨지는 위험의 ‘이주화’, ‘외주화’를 끝내기 위한 출발이다. 보편적 노동권은 여전히 추상이고 지옥 같은 현실은 구체적이다. 일터의 평범한 노동자 대다수가 ‘불법파견의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고, 고용노동부가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주며 수수방관하고 있는 현실에서 진짜 사장이 자신의 책임을 다할 리 없다.

 불법파견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고 진짜 사장을 강력 처벌했다면, 아리셀 23명의 노동자가 희생 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전수조사는 바지사장과 하청노동자를 실제 지휘, 감독하며 권한을 행사하고 이윤을 독점하는 진짜 사장에게 책임을 묻기 위한 출발이다. 더 이상의 참사를 막기 위한 제대로 된 재발방지 대책은 제조업 불법파견 사업장 전수조사에서 시작해야한다. 고용노동부는 지금 당장 전수조사 실시하라.

2024년 8월 16일

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 불안정노동위원회